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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서 남주자!_책 리뷰

삶을 변화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 <역행자> by 자청

by 포포위 2023. 5. 5.

리뷰

올해 초부터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아졌다. ‘갓생’이라는 유행의 물살을 탔다기보다 서른 중반이 되자, ‘생각하지 않고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절실히 다가왔다. 운 좋게도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워라밸’이 상당히 보장되는 곳인데, 오히려 그런 안정감 때문에 발전 없이 관성으로 사는 일상에 익숙해졌다.. 잠도 8시간 꼬박꼬박 자고, 일을 하면서도 집을 돌보고 강아지와 산책할 시간도 있고, 건강한 밥도 차려먹는 생활을 하니 삶은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그냥 이렇게 쭉 살면 될 것 같았다. 문득 고개를 흔들고 현실을 찬찬히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1월 한 달 내내 휴가를 즐길 때였다. 프리랜서의 특권을 이용해 스스로에게 한 달이라는 휴가를 주기로 했는데, 나는 그때 내가 정말 딱 ‘일한만큼만 버는’ 노동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 달을 쉬니 정말 한 달 내내 수입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제야 나는 내 경제상황을 직시할 수 있었다. 비교적 자유로운듯 보였던 내 생활방식은 사실 덜 벌고 더 쉬기를 택한 것이었고, 나는 노후는커녕 10년 뒤의 준비도 전혀 안되어 있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최근 집을 마련했고, 주택대출을 제외하고 빚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그 후로 나는 일하지 않고도 수입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와 더불어 돈이 돈을 버는 방식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에 회의적인 사람이었다. 늘 고만고만한 얘기를 하고 지나친 이상을 좇느라 당장의 행복을 놓치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경제적 자유를 위해 주식이나 블로그, 유튜브 부업 등을 공부하기 시작한 게 희한하게도 자꾸 자기 계발과 맞닿았다. 결국 미래에 대한 계획을 하는 사람이 현재의 자기 자신을 방치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자연스레 자기계발 관련 콘텐츠에 노출이 되면서부턴 내 생각이 서서히 바뀌었다. 여러 서적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몇 가지 실험을 해보니 하루하루가 더 보람차고 의미 있었다. 이유 없이 불쑥 찾아드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의심에 대해 합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유튜버 자청의 책 <역행자>는 내가 유튜버 자청을 모를 때 이미 e-book 리스트에서 본 적이 있다. 인기 도서 목록에 올라와 있었지만 당시에는 넘쳐나는 자기계발서들에 회의적인 시기여서 딱히 읽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우연히 그의 유튜브 동영상을 몇 개 보고 <역행자>를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역행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전자와 본성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평범함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모른 채 ‘나는 달라’ 하는 자의식에 사로잡혀서 무한 합리화에 빠져 살아간다.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정신적, 심리적 오류를 저지르는지 알지 못한 채 매일 똑같은 쳇바퀴를 돌 뿐이다. 왜 우리는 진짜 자유를 얻지 못하는가? 왜 늘 돈 이야기를 하면서도 평생 돈에 허덕이는가? 저자 역시 스무 살까지는 이런 쳇바퀴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청의 첫 책 『역행자』에는 가난한 인생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얻은 저자가 깨달은 인생 레벨업 치트키가 빼곡히 담겨 있다. 10대 때의 그는 외모, 돈, 공부, 그 어떤 것에서도 최하위였다. 그러던 스무 살 무렵, ‘인생에도 게임처럼 공략집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이 180도 바뀌기 시작한다. 200여 권의 책을 독파하며 얻은 인생의 치트키들을 활용해 창업에 연이어 성공한 것이다. ‘연봉 10억 무자본 창업가’로 유명해진 그는 2020년, 단 20개의 영상으로 10만 구독자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았으나 곧장 미련 없이 유튜브를 그만뒀다. 이후 본업인 온라인 마케팅 비즈니스를 비롯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 사이 ‘라이프해커 자청’이라는 캐릭터와 ‘무자본 창업’이라는 개념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상징이 됐다. 자청이 찾아낸 ‘역행자의 7단계 모델’을 통해 함께 ‘인생의 추월차선’으로 향하자.
저자
자청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22.06.03

<역행자>는 총 8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있다. 첫번째 챕터에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위 ‘루저’의 삶을 살아오던 자신이 변화하게 된 계기와 방식, 그를 통해 이룬 경제적 자유에 대해 읽다 보면 괜한 자격지심이 몰려든다. 

‘쳇, 말은 그렇게 해도 뭔가 잘하고 뛰어난 게 있었겠지. 책 팔아먹을라고 과거의 자신을 무능한 루저로 만드냐.’

이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그는 독자들이 그런 추측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우리가 누군가의 성공담을 들을 때 자꾸 그 사람의 노력보다는 재능, 배경, 운에 집중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청은 ‘자의식’을 꼽는다. 인간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막으로 사용하는 자의식은 때론 너무 비대해져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발전을 막는다. 저자는 경제적 자유를 통해 쾌적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일곱가지 단계를 밟을 것을 추천한다. 당연하게도 첫걸음은 자의식 해체이다. 탐색-인정-전환의 과정을 통해 자의식을 해체할 수 있다. 자신이 유별나게 강렬하게 느끼는 감정, 예를 들어 유독 누군가에게 느끼는 열등감, 질투심을 탐색한다. 이 감정은 무엇인지, 왜 유독 이 사람에게만 느끼는지, 이 감정의 기원은 어디인지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 후 그 감정을 인정하고 활용 혹은 전환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자의식을 해체한 사람은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때 정체성을 변화시키자. 지금껏 자신이 자신을 옮아매온 정의들 중에서 내려놓고 싶은 것,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 가령 ‘나는 허약해서 운동 못해’, ‘나는 내성적이라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은 못해’을 떠나보내고 스스로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자. 자청은 독서를 통해 스스로에게 간접적인 최면을 걸 수도 있고,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게끔 환경을 강제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내성적이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믿어왔다면, 당장 돈을 주고 스피치 클럽이라도 다니자. 주변에 자신이 한 결심을 알리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자청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 본성을 나약함을 믿기 때문이다.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결심한 것들은 조용히 사라지고 포기하기도 쉽다. 그 뒤로도 5단계가 더 있다. 단계마다 저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예도 들어준다. 그 중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챕터는 ‘뇌최적화’에 대한 챕터이다. 그는 뇌를 훈련하고 능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프랑스어를 띄엄띄엄 공부하며 실력이 확 늘지 않아 열등감을 느낀 나로서는 ‘군침이 싹’ 도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청은 2년간 2시간씩 독서와 글쓰기에 시간을 투자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이 ‘22 전략’을 이용하면 뇌를 전략적으로 자극시킬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나는 <역행자>를 끝내고 이제 막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한 참이다. 내 몸과 뇌에 해보는 건설적인 실험의 끝이 궁금하다.

뭐든지 그렇지만, 남이 쓴 이야기를 읽는 건 쉽다. 실천이 어렵다. 자청도 반복해서 말한다. 자신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안 믿을 사람이 다반수고 행동하지 않을 사람이 천지라고. 그렇기에 작은 행동, 작은 한걸음을 떼는 순간 우린 대대수보다는 훨씬 건설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끝내고 계속해서 내 자신에 대해 관찰 중이다. 자의식을 해체하기 위해서이다. 자청이 말했듯이 게임의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부수는 마음으로 내 행복한 미래의 걸림돌이 될 습관과 자질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보려 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다 읽고 나니 든든한 응원을 받는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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