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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에세이

넷플릭스 오스카 후보 다큐/ <아기코끼리와 노부부> 줄거리 및 감상평

by 포포위 2023. 2. 10.

지브리 애니메이션보다 더 동화 같은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통해 힐링을 원한다면 이 다큐멘터리를 추천합니다.

배경

남인도의  무두말라이 호랑이 보호구역에는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테파카누 코끼리 재활 캠프가 있다. 야생의 무리에서 버려지거나 길을 잃고 자생의 능력이 부족한 코끼리들이 이곳에서 치료와 보살핌을 받는다. 이곳의 마을 사람들은 동물과 숲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절대 욕심부리는 일없이 공생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보호소에 작고 소중한 아기 코끼리가 왔다.

다큐멘터리 &lt;아기 코끼리와 노부부&gt;에서 봄만이 아기 코끼리 라구와 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장면
The Elephant Whisperers by Kartiki Gonsalves

줄거리

감전 사고로 어미를 잃고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라구는 심각한 부상과 영양실조를 겪고 있었다. 산림청에서는 이곳의 주민 봄만과 벨리를 아기 코끼리 라구의 관리인으로 임명하고 라구의 육아를 맡긴다. 나이가 지긋한 두 사람을 라구를 마치 자식처럼 돌본다. 라구가 밤에 머무는 방을 쓸고 닦고, 목욕을 시키고 함께 산책을 하거나 공놀이를 하고, 밥을 먹인다. 특히 최근 딸을 잃은 벨리는 마치 라구를 돌아온 딸처럼 여기며 사랑해 준다. 라구도 이 두 사람을 마음을 아는지 특별한 교감을 나눈다.

라구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이 보호소에 또 다른 미아 코끼리가 도착한다. 지금까지 어미 잃은 아기 코끼리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케이스는 봄만과 벨리의 라구 뿐이었기 때문에 산림청은 또다시 두 사람에게 5개월 된 아기 코끼리 암무의 육아를 맡긴다. 라구는 한동안 질투를 한다. 암무가 두 사람 곁에 오면 달려와서 곁을 차지하려고 싸우고 심술을 부린다. 하지만 서서히 암무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이 넷은 마치 한 가족처럼 단단하게 맺어진다.

코끼리를 돌보며 서로에 대한 유대감과 믿음이 깊어진 봄만과 벨리는 마을 사람들과 코끼리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알록달록하게 치장한 코끼리와 흩뿌려지는 노란 꽃들 사이에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산림청은 꽤 자란 라구를 다른 관리인에게 배정시켜 버렸고, 두 사람은 산림청에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달리 손 쓸 방법이 없었다. 두 사람과 암무는 한동안 슬픔에 잠기지만 그럼에도 인생은 계속된다.

다큐멘터리 &lt;아기 코끼리와 노부부&gt;에서 한 마을 아이가 코끼리 코에 올라타 코끼리의 얼굴을 씻겨주는 장면
The Elephant Whisperers by Kartiki Gonsalves

 

감상평

보면서 너무 아름답고, 희망에 가슴이 달떠서 눈물이 난 건 참 오랜만이다. 게다가 이 동화 같은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전남편과 딸을 잃은 벨리가 라구에게 갖는 감정은 '반려동물' 그 이상이다. 정말 자식처럼 라구를 아끼고 서로 교감한다. 라구가 자신의 방에서 코만 쏙 내밀어서 벨리가 내미는 간식을 홀랑 집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인간의 아이와 다름없이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물놀이를 하며 봄만에게 짓궂게 코로 물을 뿌리는 라구, 코끼리 모습을 한 지혜와 행운의 신 가네샤에게 축복을 받기 위해 라구의 몸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꽃목걸이를 걸어주는 의식, 마을 사람들이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위태롭게 암벽을 내려가 먹을 만큼의 꿀을 얻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겸손해진다. 현대의 문명과 이기에 익숙해져 이 방식만이 최선이고 최고라 여기는 우리들에게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조금 덜 풍요롭더라도 가질 수 있는 것만 취하고, 그것에 만족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장 좋았던 장면은 아기 코끼리 암무가 벨리 곁에 누울 떼, 벨리가 다칠까 봐 조심스레 자리를 봐가며 눕는 장면 그리고 마을 아이들이 커다란 어른 코끼리를 목욕시켜 주다가 서로 물장구치며 장난을 치는 장면이다.다큐멘터리를 보는 40분 내내 전혀 딴짓하지 않고 몰입하며 봤다. 보고 나서 마음이 뜨끈 말랑해진 후회 없는 40분이었다. 

 

 
아기 코끼리와 노부부
남인도에 사는 `봄만`과 `벨리` 부부가 어미 잃은 코끼리 `라구`와 `암무`를 돌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평점
8.0 (2022.01.01 개봉)
감독
카르티키 곤살베스
출연
-

*넷플릭스 시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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