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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에세이

[넷플릭스 영화]<스마트 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줄거리(스포X)/ 정보/감상평

by 포포위 2023. 2. 21.

줄거리

야구를 좋아하고 인터넷 쇼핑을 하고, 앱으로 지하철 시간이나 버스 노선을 보고, 친구들을 만나면 스마트 폰으로 셀피를 찍어 sns에 올리는 이나미는 우리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여느 평범한 젊은이입니다. 어느 날 친구들과 거나하게 술을 마신 나미는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흘리고 하차하게 됩니다. 스마트 폰을 우연히 줍게 된 남자는 나미의 스마트폰 스크린에 알림으로 뜨는 카톡 메시지, 인스타그램 댓글 등을 통해 스마트폰 주인의 이름, 인스타그램 아이디, 성별과 취향 등을 알아내게 됩니다. 휴대폰의 비밀번호 없이 캐낼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자 남자는 일부러 스마트폰의 액정을 깨뜨립니다. 남자는 나미에게 ‘스마트 폰을 돌려주고 싶은데 실수로 액정을 깼으니 수리업체에서 찾아가라’고 합니다. 물론 이 수리업체에는 그 남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리업체 직원인척 능숙하게 비밀번호까지 알아낸 남자는 핸드폰 액정을 수리하며 동시에 해킹을 진행합니다. 이제 나미의 핸드폰의 모든 데이터는 남자의 컴퓨터에 저장되고, 앞으로도 나미가 핸드폰을 가지고 하는 모든 것과 핸드폰 카메라에 비치는 모든 것은 남성의 컴퓨터로 전달됩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회사원 ‘나미’(천우희)는 퇴근길,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 스마트폰을 주운 ‘준영’(임시완)은 ‘나미’의 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한 뒤 돌려준다. ‘나미’의 스마트폰으로 취미, 취향, 직업, 동선, 경제력, 인간관계 등 ‘나미’의 모든 것을 알아낸 ‘준영’은 정체를 숨긴 채, ‘나미’에게 접근한다. 한편,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지만’(김희원)은 사건 현장에서 아들 ‘준영’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직감으로 ‘준영’을 몰래 조사하기 시작한다.스마트폰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그날 이후 ‘나미’의 평범했던 일상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데…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내 모든 일상이 무너진다!
평점
6.5 (2022.01.01 개봉)
감독
김태준
출연
천우희, 임시완, 김희원, 박호산, 김예원, 오현경

▲<넷플릭스 시청가능>▲

어쩐지 이 남자가 정보는 캐내는 방식이 너무 능숙합니다. 네, 이 남자는 연쇄 살인범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피해자를 고른 게 한두번이 아닌 '꾼'입니다. 지문이 훼손된 신원미상의 여성 시신을 발견한 형사는 시신 부근에서 자신의 아들의 이름이 적힌 나무를 발견합니다. 자신과 아들이 아주 오래전 심은 자두나무입니다. 이미 오래전 가출하고 연을 끊고 사는 아들이지만, 아들의 성격상 이런 짓을 벌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황들이 너무 의심스러워 형사는 자신의 아들 ‘우준영’, 아니, ‘오준영’이라는 가명으로 살고 있는 남자의 뒤를 캡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넷플릭스 제공

이나미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남자는 나미가 좋아하는 야구팀의 모자를 쓰고 나미가 일을 돕는 나미 아버지의 카페에 가는가 하면, 중고거래 앱을 통해 나미에게 밴드 음악 CD를 사는 등 눈도장을 찍습니다. 동시에  해킹한 핸드폰을 이용해 나미가 일하는 회사에 기밀사항을 나미의 sns에 터뜨려 잘리게 만들고 동료들과의 사이도 틀어지게 합니다. 나미의 아버지는 지나치게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지는 이 남자가 어딘가 의심스럽니다. 이나미의 휴대폰을 통해 나미에게 남자에 대해 경고하는 아버지의 말을 들은 남자, 나미의 아버지는 무사할까요? 그저 이 작은 기계를 통해 서서히 나미를 조여 오는 덫같은 남자의 시선은 어디에서 멈출까요?

감상평

영화에서 몇번 반복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길거리를 걷거나 지하철을 탄 사람들이 일제히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서 분리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더 나아가 우리의 ‘아이덴티티 자체가 스마트폰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이 그 작은 기계 안에 있습니다. 비밀스럽고 사적인 이야기들부터 일상의 모든 장면, 은행 정보, 음악 취향, 소비 패턴, 독서 취향, 머물었던 곳, 매일 가는 곳 등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기록이 스마트폰에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의 스마트폰에 대한 권한을 가지게 되는 순간 그 사람이 내 삶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나 자신’에 능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오준영이 해킹한 핸드폰을 이용해 인스타그램 계정에 회사 폭로 글을 올림으로써 이나미는 직장과 신뢰를 잃게 되고, 오준영이 이나미인 척 이나미 아버지에게 스파이웨어 시스템을 깔도록 교묘하게 조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짜 ‘나’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정도의 파괴력, 영향력을 행사하는 셈입니다.

한편 우리는 정말 스마트폰 속의 ‘나’가 진짜 ‘나’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볼 수 있습니다. 오준영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철저히 자신의 정체성을 숨깁니다. 처음 이나미의 휴대 전화가 울렸을 때 음성변호 앱을 이용해 여자인 척 전화를 받기도 하고, 이미 자신이 살해한 피해자의 휴대폰을 이용해 sns을 하거나 물건을 사기도 합니다. 즉, 스마트폰 속에 우리의 모든 것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가끔 유튜브나 sns에서 알고 있던 선하고 쾌활한 인플루언서가 범죄 행위로 구속되거나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듣곤 합니다. 우리가 화면을 통해 본 그들의 아이덴티티는 온전한 그들 자신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챗봇, AI 등 기술은 우리 삶에 더더욱 밀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미래입니다. 다만 이 기술을 사용하는 사용자인 우리에게 충분한 교육이 주어지냐, 충분한 도덕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느냐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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