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3

[다음 소희]실습생의 죽음, 무책임한 어른들의 세상 속 특성화고 학생 실습생들의 이야기(스포X)/줄거리 및 감상평 줄거리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18살 소희는 당차고 씩씩하다. 어느 정도 당차냐고? 고깃집에서 자기의 친구에 대해 수군거리는 뒤테이블의 남자들에게 악을 쓰며 싸우자고 덤빌 정도로 말이다. 이런 소희가 대기업 통신사 하청업체의 상담원으로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된다. 좁은 취업문을 뚫은 소희는 희망에 부푼다. 소희의 담임선생님은 이미 계약서에 사인을 했는데도, 근무 첫날 또 다른 계약서를 들고 와 읽기도 전에 사인부터 하라고 한다. 소희가 사인을 하는 동안 담임선생님은 옆에 앉아 근무환경 순회지도표에 모두 좋음으로 체크한다. 긴장되는 업무 첫날 소희는 다른 실습생의 상담내용을 함께 들으며 업무를 익힌다. 날 선 고객들의 목소리와 폭언에 놀라는 소희 앞에 곧 나타난 것은 거대한 실적표이다. 누가 얼마큼의 실적을 .. 2023. 3. 22.
하우스푸어 영끌족이 되기 전에 볼만한 영화 <노매드랜드> 30대 중반쯤 되니 너도나도 주변에선 내 집마련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다. 이미 ‘영끌(영혼을 끌어모으기)’을 해서 집을 산 친구들도, 전세에 살면서 미래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민하는 친구들도, 부모님과 살거나 월세에 살며 막막함을 토로하는 친구들도 있다. 한국에 살진 않지만 나도 최근 집을 샀다. 한국같이 집값이 비싸지 않아서 영혼을 끌어모은 수준은 아니다. 은행에게 한동안은 목돈을 꼬박꼬박 바쳐야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노매드랜드 전 세계가 동행한 가슴 벅찬 여정, 길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삶도 계속된다. 모든 것이 무너진 후에야 비로소 열리는 새로운 길 그리고 희망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펀’.(프란시스 맥도맨드)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 2023. 2. 3.
결국 돌고 돌아 사랑으로. 분노하는 당신을 위한 이 영화 <쓰리 빌보드> 자주 분노하던 때가 있었다. 부조리하고 불공평하고 잔인하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던 때였다. 지금 돌아보니 그 분노는 무엇을 이루었나. 사실 분노가 이끌어 낸 변화보다도, 분노 때문에 뜻하지 않게 발생한 오해와 상처, 단절, 죽음 같은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이 자른 무처럼 단순하고 평평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내 상식선에서 화를 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미친 사람처럼 분노를 해야 나의 감정을 알아줄 것이라고, 거기부터 이해받는 것의 시작이라고 믿었다. 쓰리 빌보드 “내 딸이 죽었다” “아직도 범인을 못 잡은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경찰 서장?” 세 개의 빌보드 광고판에 새겨진 엄마의 분노, 세상을 다시 뜨겁게 만들다 범인을 잡지 못한 딸.. 2023. 2. 1.